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의 승리, 이제 어떤 변화가 예상되나

트럼프가 "대체로 사실"이라 인정한 패배, 이란 전쟁은 이제 누가 끝내는가

94년 만의 캔자스, 471억 달러의 전쟁: 민주당 손에 넘어간 '3개의 열쇠'

첫 무슬림 상원의원, 첫 흑인 하원의장: '파란 지도'는 중동을 어떻게 바꿀까

▲ AI 이미지, 중동디스커버리신문 제공

공사장에서 나온 고백

 

2026년 11월 4일, 백악관 연회장 신축 공사장. 철골과 먼지 사이에서 한 기자가 대통령에게 물었다. 부통령이 소셜미디어에 "우리가 진 이유는 전쟁"이라고 쓴 글에 동의하느냐고. 트럼프의 답은 짧았다. "대체로 사실이다." 휘발유 값을 잠시 끌어올린 탓이라고 덧붙이면서도, 다시 돌아가도 달리 할 일은 없었다고 했다. 전쟁을 시작한 사람이 그 전쟁 때문에 졌다고 인정하면서, 정작 전쟁만큼은 후회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이다. 이 역설 안에, 앞으로 2년의 워싱턴이 고스란히 들어 있다.

 

포성은 장바구니로 번졌다

 

시작은 2월 28일이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동시에 공습했고, 호르무즈 해협이 막히자 주유소 가격표부터 흔들렸다. 대통령이 3월에 '단기 원정'이라 부르던 전쟁은 여덟 달을 넘겼다. 개전 첫 엿새에만 113억 달러가 들었다는 펜타곤 보고가 의회에 올라갔고, 10월 말 누적 전비는 471억 달러로 불었다. 그 가운데 290억 달러가 바닥난 미사일과 요격탄을 다시 채우는 값이었다. 3년 전, 밴스는 트럼프가 미국인을 무모하게 해외 전장에 보내지 않을 사람이라서 지지한다고 신문에 썼다. 그 문장이 이번 선거에서 가장 아픈 각주로 되돌아왔다. 전쟁이 없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이라는 말은, 이제 야당만의 주장이 아니다. 출구 조사에서 유권자의 74%가 이란 전쟁을 투표의 결정적·주요 요인으로 꼽았고, 열 명 중 여섯 이상은 무력 사용이 잘못된 판단이었다고 답했다. 넷 중 셋은 나라의 방향에 화가 나 있거나 불만이라고 했다. 외교 문제가 중간선거를 가른 일은 미국 정치사에서 드물다. 이번에는 전선의 포성이 장바구니 영수증으로 번역되어 투표함에 들어갔다.

 

지도가 뒤집힌 밤

 

결과는 기록이 되었다. 민주당은 캔자스·아이오와·텍사스·오하이오·메인·노스캐롤라이나·사우스캐롤라이나에서 일곱 석을 빼앗아 상원을 54대 44로 뒤집었다. 알래스카와 미시시피는 아직 개표 중이다. 1982년 이후 민주당 상원의원을 낸 적이 없는 미시시피에서는 두 후보가 나란히 48.9%를 기록하며 맞서 있다. 하원도 과반 218석을 훌쩍 넘겼고, NBC는 최종 258석 안팎을 내다본다. 캔자스는 1932년 이후 94년 만에 민주당 상원의원을 보냈다. 사우스캐롤라이나는 소아과 의사 애니 앤드루스를 1998년 이후 첫 민주당 상원의원이자 주 최초의 여성 상원의원으로 뽑았다. 메인에서는 다선의 수전 콜린스가 자리를 내주었고, 오하이오는 셰러드 브라운을 다시 워싱턴으로 불렀으며, 노스캐롤라이나는 전 주지사 로이 쿠퍼를 택했다. 텍사스의 제임스 탈라리코는 막판 광고비에서 두 배 넘게 밀리고도 켄 팩스턴을 꺾었다. 미시간에서는 이집트 이민자의 아들, 42세의 의사 압둘 엘사예드가 막대한 외부 자금 공세를 뚫고 미국 최초의 무슬림 상원의원이 되었다. 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양원을 동시에 뒤집은 것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다섯 번째다.

 

세 개의 열쇠가 넘어간다

 

그렇다면 무엇이 달라지는가. 2027년 1월 3일 새 의회가 문을 열면, 미국 첫 흑인 하원의장이 될 하킴 제프리스가 의사봉을 쥔다. 민주당 손에 들어가는 열쇠는 셋이다. 

 

▶첫째는 소환장이다. 상임 위원장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트럼프 일가의 사업과 가상자산 거래, 일론 머스크가 얽힌 정부 계약, 이민 단속, 이란 전쟁의 수행 과정, 엡스타인 파일 처리까지 들여다보겠다고 예고했다. 제프리스는 사실을 따라가고 법을 적용하겠으며, 그 결과가 어디에 떨어지든 감수하겠다고 했다. 오리건의 론 와이든 상원의원은 단 한 단어만 올렸다. "소환장." ▶둘째는 예산이다. 대통령은 거부권을 쥐었지만, 의회가 편성하지 않은 돈을 쓸 수는 없다. ▶셋째는 전쟁 권한이다. 하원 민주당은 취임 뒤 '첫 100시간' 안에 건강보험 보조금 복원, 메디케이드 삭감 철회, 관세 권한 회수와 나란히 이란 전쟁을 끝내거나 의회 승인을 받도록 하는 법안을 다시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상원의 슈머 원내대표도 전쟁 종식을 핵심 과제로 꼽았다. 선거 이튿날 다우지수가 1,000포인트 넘게 뛰는 동안 영국 BAE시스템스 주가가 5% 넘게 빠진 것은, 시장이 셋째 열쇠의 무게를 먼저 읽었다는 뜻이다.

 

그러나 문턱은 높다

 

한계도 분명하다. 트럼프는 필요하면 거부권을 쓰겠다고 못 박았고, 이를 뒤집으려면 양원 3분의 2가 필요하다. 상원의 통상 법안은 여전히 60표의 벽 앞에 선다. 새 의회가 열리기 전 두 달 동안 의사당은 아직 공화당의 것이다. 국방과 외교, 일부 통상 권한도 여전히 대통령의 책상 위에 남는다. ING의 한 경제학자는 트럼프가 레임덕이 아니라 '성난 오리'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래서 변화는 '전환'보다 '견제'의 얼굴로 찾아올 공산이 크다. 2006년, 이라크 전쟁 한복판에서 민주당이 양원을 되찾았을 때도 전쟁은 곧바로 끝나지 않았고, 민주당은 결국 전비 증액에 손을 들었다. 그해 방산주는 2% 안팎 밀렸다가 국방 예산이 계속 늘면서 제자리를 찾았다. 다만 선거 이튿날 국방장관 럼즈펠드가 물러났다. 제프리스가 국방장관 헤그세스를 몰아내겠다고 공언해 온 것을 떠올리면, 이번에도 첫 표적은 펜타곤이 될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는 내각을 바꿀 뜻이 없다고 했지만, 측근들에게 헤그세스의 거취를 묻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다.

 

바다 건너 들려온 목소리

 

반응은 대양을 건넜다. 이란의 갈리바프 국회의장은 양심 때문이든 생활비 때문이든 "미국인들은 전쟁에 노(NO)라고 말했다"고 X에 쓰며, 워싱턴이 민의를 배반하면 악몽을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크렘린의 페스코프 대변인은 트럼프의 평화 노력이 흔들리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고, 스페인 총리는 우파 포퓰리즘의 물결이 무너지는 신호로 읽었다. 예루살렘포스트는 이스라엘 앞에 백악관의 이란 정책, 의회의 세력 균형, 2028년 대선이라는 세 과제가 놓였다고 진단했다. 부통령 밴스마저 이스라엘과의 관계를 바꿔야 한다고 썼다. 가장 따뜻한 장면은 디트로이트에서 나왔다. 아내 사라 주카쿠와 무대에 오른 엘사예드는, 가장 가능성 없어 보이던 후보에게 기회를 걸어 준 시민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이슬람을 겨냥한 공격까지 견뎌 낸 지지자들에게 이 승리는 상원의 한 석 이상이었다. 미국 상원이라는 무대에 무슬림이 처음 오르는 장면이기 때문이다.

 

식탁에서 내려진 심판

 

전쟁은 전선에서 시작되지만, 끝은 결국 식탁에서 정해진다. 이번 선거가 다시 가르쳐 준 진실이다. 기름값 영수증을 쥔 손, 전사자 소식에 가슴을 쓸어내린 손이 모여 한 나라의 지도를 바꾸었다. 그런데 나는 이 파란 지도 앞에서 박수보다 기도가 먼저 나온다. 튀르키예에서 스무 해 동안 무슬림 이웃들과 찻잔을 나누어 본 사람은 안다. 숫자로 적힌 전비 뒤에는 이름을 가진 얼굴들이 있다는 것을. 견제는 승리가 아니라 회복의 첫걸음일 뿐이고, 테헤란과 텔아비브, 가자와 레바논의 밤은 아직 저물지 않았다. 호르무즈를 오가는 유조선에 기름을 기대는 서울의 기름값도 이 지도와 무관하지 않다. 남의 나라 개표 결과가 우리 식탁과 이웃 나라 아이들의 잠자리까지 흔드는 시대다. 권력의 주인은 바뀌어도 고통받는 이들의 이름은 그대로 남는다. 나는 오늘 그 이름들을 하나씩 불러 본다. 그래서 묻는다. 투표용지가 연 평화의 문을, 우리는 끝까지 지켜 낼 수 있는가?

작성 2026.11.05 05:03 수정 2026.11.05 05: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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