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월 거래량 3만건 돌파
신축 기대에 거래가 상승… 분담금은 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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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진형 기자] 서울 빌라(연립·다세대주택) 시장이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아파트 가격과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진입 장벽이 낮은 빌라로 수요가 이동하는 데다, 재개발을 통해 새 아파트를 확보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해진 영향이다.
거래량과 매매가격 모두 상승세를 보이면서 과거 뉴타운 개발 붐과 2020~2021년 집값 급등기에 이어 서울 빌라 시장이 다시 과열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재개발 추진 단계와 사업성에 따라 투자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가격 상승만을 근거로 매수에 나서는 것은 주의해야 한다.
서울 빌라 거래량 3만건 돌파…평균 매매가 4억원 눈앞
국토교통부 통계를 바탕으로 한 자료에 따르면 2026년 1~9월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 거래량은 3만1258건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2만6629건보다 약 17% 증가한 규모다. 1~9월 거래량이 3만건을 넘어선 것은 2021년 이후 5년 만이다.
매매가격도 올랐다. 올해 1~9월 서울 빌라 매매가격 누적 상승률은 7.34%로, 같은 기간 아파트 상승률인 8.32%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서울 빌라 평균 매매가는 3억9800만원으로, 2021년 전고점인 3억5200만원대를 넘어섰다.
월간 상승률에서도 빌라의 강세가 나타났다. 한국부동산원의 9월 전국주택가격동향조사에서 서울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은 전월 대비 1.03% 상승했다. 같은 달 아파트 상승률은 0.74%였다. 8월에는 아파트 상승률이 연립·다세대주택보다 높았지만, 9월에는 빌라가 앞선 것이다.
아파트 대신 빌라로…주거비 부담과 재개발 기대가 맞물려
서울 빌라 시장이 주목받는 배경으로는 아파트 매입 부담과 전월세 시장의 압박이 꼽힌다.
아파트 가격이 서울 외곽까지 상승하면서 실수요자가 감당해야 할 초기 자금 부담이 커졌다.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확대 등으로 아파트 매입 여건이 까다로워진 점도 대체 주택에 대한 관심을 높이는 요인으로 거론된다.
임대차 시장의 변화도 영향을 미쳤다. 서울 아파트 전월세 매물은 10·15 대책 직전 4만4055건에서 3만7686건으로 감소했다. 같은 기간 서울 아파트 평균 전셋값과 월세도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비 부담이 커지면서 전세를 구하는 대신 상대적으로 저렴한 빌라를 매입하는 이른바 '생존 매수' 수요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재개발 기대감도 빌라 매수세를 자극하고 있다. 노후 주택 밀집 지역이 재개발이나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을 추진하면 장기적으로 새 아파트 입주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기대가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재개발이 이미 진행 중인 지역뿐 아니라 정비구역 지정이나 후보지 신청을 준비하는 곳까지 관심이 확산하는 모습이다. 다만 정비사업 추진 가능성과 실제 사업 확정은 구분해야 한다. 후보지 신청이나 주민 동의 절차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만으로 재개발이 확정되거나 향후 입주권 취득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동북권 빌라 강세…개포동 재개발 추진지에도 관심
지역별로는 서울 동북권 빌라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올해 1~9월 동북권 연립·다세대주택 매매가격은 8.12% 상승해 서울 권역 가운데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 4구가 포함된 동남권 빌라 상승률도 7.59%로 집계됐다.
광진구 구의1동 등 신속통합기획 재개발을 준비하는 지역에서도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다만 구의1동은 신속통합기획 구역으로 확정된 곳이 아니라 후보지 신청을 준비하는 단계다. 주민 동의 절차와 향후 심의 결과에 따라 사업 진행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강남구 개포동에서도 재개발 추진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개포4동 1구역은 주민 동의율 약 62%를 확보해 후보지 선정 심의를 앞두고 있으며, 개포4동 3구역은 후보지 신청을 위한 동의 절차에 들어갔다. 두 지역 모두 정비사업 추진에 대한 기대가 형성돼 있다.
개별 거래에서도 가격 상승 사례가 확인됐다. 개포동의 한 빌라 전용면적 41㎡는 지난 9월 9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또 다른 빌라 전용 42㎡는 2월 4억9500만원에 거래된 뒤 6월 7억원에 매매됐다.
재개발 기대만으로 투자하기엔 부담…사업 단계와 분담금 확인해야
서울 빌라 시장의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투자 위험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매매가격이 전셋값보다 빠르게 상승하는 흐름은 실거주 수요뿐 아니라 향후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투자 수요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준다.
재개발 투자는 사업 진행 기간과 추가 비용을 고려해야 한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조합 설립, 사업시행계획, 관리처분, 착공과 입주까지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하며, 추진 과정에서 일정이 지연되거나 사업이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또한 빌라를 매수했다고 해서 자동으로 새 아파트 입주권을 확보하는 것은 아니다. 권리산정 기준과 조합원 자격, 대지지분, 감정평가액 등 개별 조건에 따라 권리 인정 여부와 사업성이 달라질 수 있다. 입주권을 확보하더라도 추가 분담금이 예상보다 커지면 투자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
아파트보다 환금성이 낮을 수 있다는 점도 고려 대상이다. 시장 분위기가 바뀌거나 매수세가 약해질 경우 원하는 시점에 매도하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매입 전에는 현재 거래가격뿐 아니라 정비사업의 공식 추진 단계, 권리관계, 예상 분담금, 보유 기간과 자금 여력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해야 한다.
서울 빌라 시장은 아파트 가격과 임대료 부담, 정비사업 기대가 맞물리며 거래와 가격이 모두 상승하는 흐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시장 전체의 상승세가 개별 빌라의 투자 수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향후 가격 흐름을 판단할 때는 거래량과 매매가격뿐 아니라 실제 주거 수요, 정비사업 진행 상황, 사업성까지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다.
AI부동산경제신문 | 편집부
이진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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