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은 웃었지만 시장·체감심리는 식었다…AI 투자 우려에 코스피 급락

3분기 실질 GDP 전기 대비 1.0% 성장했지만 10월 뉴스심리지수는 95.34로 하락

코스피 3.59% 급락…반도체 대형주 중심 외국인·기관 매도세 확대

소비자물가 2.8%로 둔화했지만 석유류·서비스 가격 상승과 대출 부담은 지속

[화담일보=이기원기자]한국 경제의 성장 지표가 개선됐지만 주식시장과 경제 체감심리는 오히려 얼어붙고 있다. 3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 대비 1.0% 성장했지만, 인공지능(AI) 투자 수익성에 대한 의구심과 고금리 부담이 증시와 가계 심리를 동시에 압박하는 모습이다.

AI 생성 경제 개념 이미지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실질 GDP는 전 분기보다 1.0%,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4% 증가했다. 당초 시장 전망을 웃돈 성장률이지만, 긍정적인 거시지표가 금융시장과 가계의 체감경기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을 인용한 뉴스1 보도에 따르면 10월 뉴스심리지수는 95.34로 집계됐다. 전월보다 4.05포인트 하락한 수치로, 지난 3월 이후 7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뉴스심리지수는 경제 관련 뉴스에 나타난 심리를 지수화한 지표로, 기준값인 100보다 낮으면 장기 평균보다 비관적인 심리를 뜻한다.

 

주식시장의 변동성은 체감심리 악화의 주요 배경으로 꼽힌다. 3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10.29포인트, 3.59% 하락한 5648.7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도 4.08% 내린 704.39를 기록했다. 외국인은 유가증권시장에서 1조5000억원대, 기관은 5000억원대 순매도에 나섰고, 개인은 1조6000억원 넘게 순매수했지만 지수 하락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는 4.15%, SK하이닉스는 5.03% 하락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와 인프라 투자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자금 조달을 늘리자, 투자 규모에 비해 수익성이 충분한지에 대한 시장의 경계심이 커진 영향이다.

 

메타·오라클·알파벳 등 주요 빅테크의 대규모 채권 발행은 AI 투자에 필요한 자금이 주식시장뿐 아니라 채권시장으로 확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차입 규모가 커질수록 금리와 신용위험에 대한 부담도 커진다. 국내 증시에서는 이 같은 우려가 외국인의 반도체주 매도와 맞물리며 지수 하락폭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왔다.

 

채권시장에서는 위험회피 심리가 나타났다. 한국금융신문에 따르면 3일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4.001%, 30년물 금리는 4.089%로 각각 6개월 만의 최저 수준까지 하락했다. 원·달러 환율은 1341.0원에 마감했다.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 장기 국채로 수요가 몰렸지만, 단기물 금리에는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일부 반영돼 시장의 시선이 엇갈렸다.

 

물가 상승세는 둔화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2.8% 올랐다. 9월의 2.9%보다 0.1%포인트 낮아졌고, 전월 대비로는 0.2% 상승했다. 하지만 식료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물가도 2.8% 상승해 기조적인 물가 압력이 크게 꺾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품목별로는 석유류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14.9% 상승했고, 개인서비스는 3.3% 올랐다. 가공식품 가격도 2.9% 상승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1.7% 하락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률을 낮췄지만, 유가와 서비스 비용, 금융비용이 가계의 부담으로 남아 있는 구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승도 체감심리를 누르는 요인이다. 뉴스1은 10월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4.88%로 상승해 2012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주가 하락으로 금융자산의 평가액이 줄어드는 가운데 대출 이자 부담까지 커지면서 성장률 개선과 생활경제 사이의 간극이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결국 현재 경제 상황은 '성장률 개선'이라는 긍정적 지표와 '시장·가계의 부담'이라는 체감 현실이 동시에 나타나는 국면으로 요약된다. 앞으로는 미국 중간선거 이후 금융시장 방향, 빅테크 AI 투자의 실제 수익성, 외국인 투자자금의 복귀 여부, 근원물가와 대출금리 흐름이 국내 경제의 다음 방향을 결정할 주요 변수로 꼽힌다

작성 2026.11.04 12:00 수정 2026.11.04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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